'성중립 화장실'과 알 껍데기
'수술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의 대중목욕탕이나 여자화장실 출입은 항상 논쟁거리다. 그런데 대중목욕탕은 대중탕 자체가 쇠퇴하면서 자연스럽게 논란에서 빠졌다. 이제 여자화장실만 남았는데… 글쎄 어쨌든 '다른 모양'과 '불순한 의도'를 지닌 누군가 사적이고 터부 가득한 공간에 들어올 수 있다는 건 충분히 침입으로 느껴진다.
스물두 살 때까지는 극렬하게 싫어했던 것 같다. 대중탕을 즐겨 가서 그랬을 거다. 왜 스물두 살 때까지냐 하면, 홍콩에 일하러 갔더니 수영장 탈의실이 혼성이더라고. 싹 다 개인 칸이었다. 불편했지만 금세 적응했다. 한국에만 있을 땐 그런 게 가능한지 몰랐다. 나의 의견을 떠나서 진짜로 다른 방식의 인프라가 가능한지 전혀 몰랐어. 알 껍데기가 깨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사실 2010년 홍콩은 이미 쇠락할 대로 쇠락해서 이삼십 년 전의 화려하고 퇴폐스럽던 문화적 감성이라곤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모래 놀이터에 방치된, 페인트 껍질 벗겨진 철봉이 그악스러운 햇살에 달궈지는 황량한 모습 있잖아. 그래도 그때 홍콩은 내게 결정적인 깨달음을 남겼다.
한국 밖에도 세상이 있다.
다시 '수술 받지 않은' 자들의 음흉한 속내에 관하여… 뭐 트렌스젠더고 아니고 간에 사람을 해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을 어떻게 막나. 그건 절대로 못 막는다. 절대로. 악한 사람의 마음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