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01 늦은 밤 11:41] 하필 겨울이라 마무리하기 더 추운 것 같기도 하고

[260201 늦은 밤 11:41] 하필 겨울이라 마무리하기 더 추운 것 같기도 하고

요 며칠 잘 지내셨어요? 우리 같이 올겨울 가장 추운 시기를 지나 보내는 중이었죠.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시면 따듯하고 달달한 라떼나 밀크티라도 드시고 하루를 시작하세요. 속이 데워져야 마음도 풀리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열심히 마음을 수습하는 중이에요. 사실 저의 퇴사는 지난 여름에 합의된 것이어서 회사 일은 마무리할 것이 많지 않아요. 유능하고 믿음직한 동료들이 일을 잘 분배해서 가져갔고, 제가 C레벨을 달았던 이유인 핵심 콘텐츠는, 이제는 6년 가량 지나 생명력을 거의 다했음에도 로열티 높은 구독자를 위해 2026년 내내 필진으로서 최소한도 제공하기로 했으니까요. 마무리할 것은 저의 마음 뿐이죠.

뭘 모르고 미숙한 시기의 창업이란(비록 제가 창업한 것은 아니지만 초기 멤버로서 소회를 풀자면-) 업무보다는 자기 자신을 더욱 잘 알게 되는 일 같아요. 따듯한 물로 샤워하고 나와서 데스크톱 앞에 앉아, 그간 정돈되지 않았던 것들을 하나씩 매만지고 있습니다. 타고나길 일을 벌리기 잘하고 수습하는 것이 취약한 자라고 해도 회고와 반성을 너무 안 했네요. 목표가 없으면 방황하는 목표 지향적인 사람이면서, 돌이켜보고 수정하는 일 없이 제대로 된 이정표가 세워질 리 없다는 사실을 왜 모른 척하고 지냈을까요.

꽃 피는 봄까지 결정 권한이 제 손에 달려 있기도, 타인의 손에 달려 있기도, 하늘과 운과 때에 달려 있기도 한 변수가 많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들 사는 게 비슷하려니 합니다.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일이 벌어져도 이번에는 어른답게, 명정한 태도로 나의 시간과 일상을 정돈할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읽어 주신 구독자 님도, 오늘은 달달하고 따끈따끈한 하루 보내시기를 🥰.

Read more

(20260126) 잠깐 분석. 솔직히 증권사 전망 무시하게 되는 장임. 그런데 '버블'은 이러다 꺼지는 거라...

(20260126) 잠깐 분석. 솔직히 증권사 전망 무시하게 되는 장임. 그런데 '버블'은 이러다 꺼지는 거라...

코스피 투자자: 1년 만에, 그러니까 올해 1월까지 100% 올랐는데 남은 11개월 동안 10% 밖에 못 올린다고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역사상 초유의 불장에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 증권사 리포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든다. Intro.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코스피 5,000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때 비웃은 사람들 많았다. 정치인들도 '허황된 소리 하지

By Tess Kim
'성중립 화장실'과 알 껍데기

'성중립 화장실'과 알 껍데기

'수술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의 대중목욕탕이나 여자화장실 출입은 항상 논쟁거리다. 그런데 대중목욕탕은 대중탕 자체가 쇠퇴하면서 자연스럽게 논란에서 빠졌다. 이제 여자화장실만 남았는데… 글쎄 어쨌든 '다른 모양'과 '불순한 의도'를 지닌 누군가 사적이고 터부 가득한 공간에 들어올 수 있다는 건 충분히 침입으로 느껴진다. 스물두 살 때까지는

By Tess Kim
[260124 저녁 7:43] 토요일 저녁 잘 보내고 계십니까

[260124 저녁 7:43] 토요일 저녁 잘 보내고 계십니까

1. 처음으로 보내는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드리게 되어 두근거리네요. 토요일 저녁인데,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저는 큰맘 먹고 방어를 시켰습니다. 사실 방어는 지금이 맛있을 때잖아요. 오늘 새벽에는 친정이 이사를 해서 들렀다가,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가 어떻게 컨트롤하기에 점심나절에 돌아왔어요. 햇볕이 나더라고요. 영하 4도였기는 한데 이렇게 볕이 나면 세탁기와 배수관이 얼 것

By Tess Kim

<서울의 봄> 조선일보 손희정 평론에 부쳐

월간 '한국영화' 12월호에 실린 손희정의 평론은 화제가 되었다. 그것은 이를테면 이렇게 이야기되는 하나의 줄기이다. 예술의 힘 중 하나는 <본질을 드러내는 재현>에 있다. 원본을 별도로 두고 완전히 다른 물건으로서 원본을 다시 흉내 낼 뿐인 재현이 오히려 원본을 제치고 그 본질을 드러낸다니 말장난일까.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보자.

By Tess Kim